[합리적 사고]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

살다 보면 가끔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내가 원하는 것이 지나친 걸까?”

“다른 사람보다 나는 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까?”

“합리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저는 중학생 때 반에서 1등을 하고 싶었습니다. 시험을 앞두고 커피를 국그릇에 한 사발씩 마시고, 잠이 오면 허벅지를 찌르면서 새벽까지 공부했습니다. 하지만 바라던 결과 대신 몸살이 나서 주사를 맞아야 했습니다.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라는 뜻의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 번의 벼락치기는 지나간 경험으로 웃어넘길 수도 있지만, 지나친 기준이 일과 관계 전반에 반복되면 자신과 가까운 사람 모두를 힘들게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좋은 남편이라면 돈도 잘 벌고, 아이와 잘 놀아주며, 집안일까지 늘 잘해야 한다”라고 생각한다면 현실의 배우자는 끊임없이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기대가 충족되지 않을 때 불만과 비난이 늘어나면서 부부관계도 점차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생각이 우리에게 조금 더 적절하고 도움이 될까요? 인지적 접근에서는 생각을 사실처럼 받아들이기보다 근거와 현실을 살펴보고,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조정하며, 그 생각이 삶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를 점검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를 현실성, 융통성, 기능적 유용성이라는 세 가지 기준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현실성: 실제로 가능한 생각인가?

2. 융통성: 예외와 다른 가능성을 허용하는가?

3. 기능적 유용성: 나의 삶과 관계에 도움이 되는가?

1. 현실성: 비현실적인 기대는 좌절을 키울 수 있습니다

바라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면 그것을 이루기 위해 계획하고 노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대가 지나치게 높거나 현실에서 충족되기 어렵다면 반복되는 좌절과 자기비난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진정한 친구라면 내가 만나자고 할 때 언제나 나와 주어야 한다”라고 생각한다면 그 기대를 항상 충족시킬 수 있는 친구가 있을까요?

“가치 있는 사람이 되려면 모든 일에 유능하고 완벽해야 한다”라고 생각한다면 현실적으로 그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합리적인 사고는 바람이나 목표를 포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현재의 여건과 능력을 살펴보고, 노력하면 도달할 수 있는 목표로 조정하는 것입니다. 달성 가능한 목표를 향해 꾸준히 행동하고 작은 성취를 경험할 때 자기효능감도 조금씩 자랄 수 있습니다.

2. 융통성: 예외와 다른 가능성을 허용합니다

작은 실수에도 심하게 괴로워하고 자신을 질책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일을 완벽하게 처리해야 인정받을 수 있고, 모든 사람에게 관심을 받아야 사랑받는 존재라고 느끼기도 합니다.

이러한 생각에는 흔히 “반드시”, “항상”, “언제나”, “모든”과 같은 표현이 들어갑니다. 원하는 바가 예외 없이 충족되어야 한다는 경직된 규칙이 숨어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완벽의 기준은 누가 정한 것일까요? 내가 만든 완벽의 틀에 나를 가두고 있지는 않은지,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기 위해 내 감정과 욕구를 지나치게 뒤로 미루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기준의 이면에는 인정받고 싶고, 거절당하지 않으며, 관계 안에서 안전하고 싶은 중요한 욕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욕구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욕구를 충족하려는 방식이 지나치게 경직될 때 오히려 자신에게 괴로움을 줄 수 있습니다.

융통성 있는 생각은 “실수하면 안 된다”를 “실수하지 않도록 노력하되, 실수했을 때는 고치고 배울 수 있다”로 바꾸는 것입니다. 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서도, 모든 사람의 평가에 나의 가치를 맡기지 않는 태도이기도 합니다.

3. 기능적 유용성: 이 생각이 내 삶에 도움이 되는가?

어떤 생각이 겉으로는 옳고 그럴듯해 보여도, 실제로는 희망보다 절망을 키우고 행동을 막으며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때는 “이 생각이 완전히 맞는가?”라는 질문과 함께 “이 생각이 지금의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가?”라고 물어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번에도 실수하면 나는 무능한 사람이다”라는 생각은 자신을 더 긴장하게 하고 새로운 시도를 피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반면 “실수할 가능성은 있지만, 준비한 만큼 해보고 부족한 점은 보완할 수 있다”라는 생각은 현실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행동할 여지를 남겨 줍니다.

기능적으로 유용한 생각은 무조건 기분 좋게 만드는 긍정적인 생각이 아닙니다. 내가 처한 환경과 중요한 관계를 고려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고, 감정을 감당하며,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데 실제로 도움이 되는 생각입니다.

내 생각을 점검하는 세 가지 질문

  • 현실성: 이 생각을 뒷받침하는 근거와 그렇지 않은 근거는 무엇인가?
  • 융통성: ‘반드시’, ‘항상’, ‘절대로’라고 단정하고 있지는 않은가?
  • 기능적 유용성: 이 생각이 문제 해결과 관계, 내가 원하는 삶의 방향에 도움이 되는가?

이 질문들은 생각을 억지로 긍정적으로 바꾸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지금 떠오른 생각을 한 걸음 떨어져 살펴보고, 현실에 더 가깝고 유연하며 도움이 되는 표현으로 조정하기 위한 기준입니다.

지나치지 않은 생각은 삶의 여유를 만듭니다

삶은 언제나 뜻대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일이 생기고, 노력해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바람이나 목표를 모두 내려놓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추구하되 그 기준이 현실적인지, 예외를 허용하는지, 그리고 내 삶과 관계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생각이 현실적이고 유연해질수록 스트레스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더라도, 그 스트레스가 삶 전체를 압도하는 정도는 줄어들 수 있습니다.

생각을 혼자 점검하기 어렵거나 불안, 우울, 무력감, 반복되는 관계 갈등으로 일상생활이 힘들다면 전문적인 상담을 통해 생각과 감정, 행동이 서로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는지 차분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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