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는지 모르겠어요.”
“내가 사는 이유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어요.”
삶이 힘들고 지칠 때 이런 질문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어려움이 오래 이어지면 당장 문제를 해결하는 것조차 벅차고, 앞으로 나아갈 이유를 찾기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정신과 의사이자 의미치료를 발전시킨 빅터 프랭클은 나치 강제수용소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람이 주어진 상황에서도 삶의 의미를 발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여기서 의미란 반드시 거창한 사명이나 확실한 정답을 뜻하지 않습니다. 오늘 해야 할 작은 일, 소중한 사람과의 관계, 피할 수 없는 상황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의미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프랭클의 의미치료 관점을 바탕으로 삶의 의미가 왜 중요한지, 그리고 의미를 발견하는 세 가지 길을 살펴보겠습니다.
1. 삶의 의미는 왜 중요할까요?
2.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세 가지 방법
3. 의미를 찾기 어려운 날에 해볼 수 있는 질문
1. 삶의 의미는 왜 중요할까요?
프랭클은 “내가 삶에 무엇을 바라는가?”만 묻기보다 “지금 삶이 나에게 무엇을 요청하고 있는가?”라고 질문해 볼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예를 들어 예상하지 못한 실직을 경험했을 때 “내 삶에 실직은 있어서는 안 된다”거나 “실직했으니 나는 실패자다”라고 생각하면 고통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이때 의미를 찾는다는 것은 현실을 억지로 긍정하거나 아픔을 부정하는 일이 아닙니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도움을 요청하고, 이 시간을 어떤 방향으로 통과할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삶의 의미는 고통을 없애는 공식이라기보다, 어려운 시간을 견디고 다음 행동을 선택하도록 돕는 방향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힘든 상황에서 곧바로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자신을 몰아붙일 필요는 없습니다. 충분히 슬퍼하고 쉬며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과정도 중요합니다.
2.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세 가지 방법
프랭클은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길을 크게 세 가지로 설명했습니다.
첫째, 무언가를 만들고 실천하는 과정
일하고, 무언가를 창조하고, 자신에게 중요한 목표를 향해 행동하면서 의미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큰 성취여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맡은 일을 성실히 해내거나,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하거나, 오랫동안 미뤄둔 작은 일을 시작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예를 들어 사회복지사인 철수 씨는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과 강도 높은 업무로 힘들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타인을 돕는 일이 자신에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에 업무에서 보람과 의미를 경험합니다.
둘째, 사랑과 관계, 자연과 예술을 경험하는 과정
사람을 사랑하고, 관계를 맺고, 자연과 예술을 깊이 경험하는 과정에서도 의미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의미는 혼자 성취하는 데서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고 소중한 순간을 경험하는 데서도 자랍니다.
예를 들어 민호 씨는 매일 늦게까지 일해 피곤하지만, 집에 돌아와 잠든 딸의 얼굴을 바라보는 순간 자신의 노력과 돌봄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다시 느낍니다. 가까운 사람과 나누는 짧은 대화, 음악 한 곡, 산책 중 마주한 풍경도 삶을 붙드는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셋째, 피할 수 없는 고통을 대하는 태도
상황을 바꿀 수 없을 때에도 그 상황을 어떤 태도로 대할지는 살펴볼 수 있습니다. 프랭클은 피할 수 없는 고통 앞에서 선택하는 태도 또한 의미의 한 길이 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예를 들어 암 치료 중인 희진 씨는 고통을 좋은 일로 여기거나 억지로 감사하려 하지 않습니다. 다만 치료를 받으며 창밖의 햇살을 바라보고, 가족과 나누는 대화를 소중히 여기며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순간을 만들어 갑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모든 고통을 참고 견뎌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줄이거나 피할 수 있는 고통이라면 안전을 확보하고 필요한 도움을 받는 것이 먼저입니다. 태도의 선택은 현실적으로 피할 수 없는 상황에 한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3. 의미를 찾기 어려운 날에 해볼 수 있는 질문
삶의 의미가 선명하지 않을 때는 거창한 답을 찾기보다 다음과 같은 작은 질문에서 시작해 볼 수 있습니다.
-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일은 무엇일까요?
- 지금 내게 소중한 사람이나 관계는 누구인가요?
- 최근 마음이 잠시라도 편안해졌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 바꿀 수 있는 것과 지금은 바꾸기 어려운 것은 무엇인가요?
- 혼자 감당하기 어렵다면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을까요?
답이 바로 떠오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의미는 한 번에 발견하는 정답이라기보다 살아가며 조금씩 만들어지고 달라지는 방향에 가깝습니다.
삶의 의미는 오늘의 작은 선택에서 시작됩니다
삶은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누군가를 사랑하고 자연과 예술을 경험하는 순간에서, 그리고 피할 수 없는 어려움 앞에서 선택하는 태도 속에서 의미를 드러낼 수 있습니다.
지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억지로 정답을 만들기보다, 오늘의 삶이 나에게 건네는 작은 질문을 천천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혼자서는 마음을 정리하기 어렵다면 상담을 통해 현재의 감정과 삶의 방향을 함께 탐색해 볼 수도 있습니다.
삶을 끝내고 싶은 생각이 들거나 자신을 해칠 위험이 있다면 혼자 견디지 마세요. 자살예방상담전화 109는 24시간 이용할 수 있으며, 즉각적인 위험이 있다면 112 또는 119에 연락해 주세요.